일본결혼

일본결혼식

해피1909 2011. 3. 1. 12:50

일본의 결혼식은 우리나라와 상당히 다르다는 거...들어보셨나요?
일본에서 몇년간 살면서 한번도 결혼식에 갈 기회는 없었는데,
드디어!!  친한 한남일녀커플이 오사카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어
초대를 받게되었습니다.

일본 결혼식의 처음부터 피로연의 마지막까지

자세히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1. 청첩장



 

결혼식은 11월 27일이었지만, 청첩장이 날아온 것은 8월 초순.
약 4개월이나 남았는데 이렇게 일찍 청첩장이 날아오는 이유는 뭘까요?


안의 내용은 일본어로 적어졌을 뿐, 우리나라 청첩장과 비슷한 내용입니다.
초대내용과 일시, 식장,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다른점은 바로 이것!!!!!!!!!
결혼식 참석여부에 대한 답장을 반드시 보내야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냥 멀고 먼 친구의 친구까지도 가벼운(?) 마음으로 축하하러 갈 수 있으나,
일본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가서는 안됩니다. 그 이유는 차차....


또 하나 낑겨온 메세지 카드에는 사회 통역을 잘 부탁한다능...
저에게도 임무가 주어졌습니다.ㅜ.ㅜ 실은 제가 피로연 사회통역을 부탁받았거든요.
일본의 피로연은 2시간에서 3시간 사이....음.. 심히 걱정되는군요.


2. 축의금


 

일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되면 최소한 2만엔-3만엔 입니다.
이게 얼마냐,,,하면 30만원에서 40만원정도 사이가 되겠습니다. 헉 소리 절로 나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결혼식 참석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피로연의 식사와 답례품도 상당히 고급으로 나오기 때문에
2만엔 이상은 꼭 해주셔야해요.

축의금 봉투도 편의점이나 문구점에서 따로 저렇게 팔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조사 봉투에는 중간에 미즈히키라는 끈이 달려져 있는데,
 매우 복잡하게 엮여 있습니다.

그것은 행복이 쉽게 풀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합니다.



3.드레스 코드


 

일본의 결혼식에 참석할 때는 남자들은 그냥 정장을 입으시면 되고,
여자들은 신부 뺨치게(?)
차려입고 가야합니다. 내가 결혼하는게 아닌데..ㅜㅜ
드레스에 숄을 걸치고 헤어는 업스타일로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바지나 캐주얼은 대단한 실례입니다.

여튼.....저도 이런 곳 가본적이 없어서....옷을 새로 사 입었네요...-_ㅠ.
언제 또 입어 볼 일 있으려나.-_-...



4. 결혼식


 

결혼식은 별 다를게 없습니다. 신랑 입장!! 
기뻐보이시네요.ㅋㅋ


이어서 신부도 입장.
우왕...정말 예쁘죠.ㅜ.ㅜ


서로 사랑의 맹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 결혼식엔 딱히 주례는 없었습니다.


반지 교환을 합니다.


그리고 결혼 서약에 사인을 합니다.


서약 내용을 일본인인 신부가 한국어로,
한국인인 신랑이 일본어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퇴장.
결혼식자체는 약 20분정도로? 아주 금방 끝났습니다.


5. 플라워샤워


 

하객들은 다들 결혼식장 밖으로 나가서 신랑신부를 기다립니다.


이렇게 꽃잎을 한줌씩 받습니다.


신랑신부가 나타나 결혼했다고 알리는 종을 친 후,


신랑신부가 내려오면 하객들은 아까 받았던 꽃잎을 뿌리며
축하의 말을 건넵니다. 


잠시 셔터타임.ㅋㅋㅋㅋㅋ


부케도 날아가네요. 누구 손에 갔을까.ㅎㅎㅎ


6. 피로연 시작


 

이제 하객들은 결혼식장 안의 피로연 장소로 이동합니다.
불이 꺼지고, 친구가 만들어준 두사람의 만남에 관한 무비를 봅니다.


무비가 끝나고 갑자기 천장위의 꽃이 환해지더니
서서히 벌어집니다!!! 우와!!!!!!


그리고 신랑신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장.
........완전ㅋㅋㅋ 연예인돋네요.

한일커플답게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나타난 두사람.
정말 잘 어울려요!!!!


7. 피로연의 좌석



 

입구에서 축의금 접수할 때, 그날의 좌석표를 받게됩니다.
피로연의 자기 자리는 정해져 있고 그 자리에 답례품등도 놓여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피로연의 이벤트로, 중간에 신부가 드레스를 갈아입는데
그 드레스의 색깔을 맞추는 퀴즈를 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로나오시(色直し)라고하여 피로연 중간에
신랑신부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답니다.




8. 요리


 

자리에 앉아있으면 차례차례로 코스요리가 나옵니다.
이 요리를 봐도 축의금을 왜 그리 많이 내야하는지 아시겠죠..?ㅜ

근데....전 사회 통역을 하느라...제대로 요리를 못먹었어요.ㅜㅜ 엉헝헝



9. 피로연 축사



 

신랑의 회사 분들도 축사를 하고, 신부의 친구도 축하의 편지를 읽고 있습니다.


10. 피로연 중간 퇴장


 

피로연 중간에 옷을 갈아입는다고 했죠?
신부는 미리 퇴장하고, 신랑은 아까 테이블 위에 놓여진 퀴즈 카드를 회수해 갑니다.
나중에 당첨자 추첨해서 선물을 줍니다.^^


11. 신랑 신부의 프로필 소개 


 

신랑신부 퇴장 후,
다시 조명은 어두워지고 신랑신부의 프로필 소개를 합니다.

어린 시절 사진 등을 봅니다.


12. 신랑신부 재입장


 


프로필 소개가 끝나고 신랑신부가 다시 재입장을 합니다.
신부의 드레스 색은 파란색이었군요!!ㅎㅎ 
마치 바비인형처럼 예쁜 신부로 또한번 변신 했습니다.
아까는 한복이었으니 두번째는 기모노를 입어도 좋았을 것 같은뎅>_<



하객들이 있는 각 테이블마다 돌면서 촛불서비스를 합니다. 

그리고 중간 잠시 쉬는 타임에는 친구들이 나와서 신랑신부와 사진을 찍습니다.

신부의 회사동료들이 두 사람을 위한 축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13. 부모님께 편지


 

피로연도 슬슬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신부가 어머니께 편지를 읽습니다. 여기저기서 훌쩍훌쩍 거립니다.ㅜㅜ
저도 이따 다시 통역해야하는데 훌쩍훌쩍합니다.ㅜㅜ

어떤 마음으로 신부의 어머니는 편지를 듣고 있을까요.
 마음이 참 복잡하겠지요.

애지중지 키워온 딸이 한국으로 시집을 가는걸요.ㅜㅜ
그래도 걱정마세요 어머니!!

신부는 정말 행복하게 잘 살거예요^^

이렇게 커다란 가족이 새롭게 탄생하였습니다.
양가 어머님들이 들고있는 곰인형은,
두 사람이 태어날 때의 체중과 똑같은 곰인형입니다.

요즘 일본 결혼식의 트렌드라고 하더라구요. 참 감동적이죠?
어머님께 태어날 때의 무게를 드리는 겁니다.

이렇게 약 2시간 반에 걸친 피로연이 모두 끝났습니다.


14. 피로연 마무리


 

피로연장을 나와 리무진 타기전에 대기중인 신랑신부.
너무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리무진 앞에서 떠나기 전 사진 세례를 받습니다.

두사람이 리무진을 타고 손을 흔들며 떠납니다.
언니, 오빠 행복하세요!!!!!


정말 너무너무 멋진 결혼식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번갯불에 콩볶듯 금방 휙하고 끝내버리는 우리의 결혼식 문화.
좀 바꿔야 할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결혼식은 금방 끝내더라도, 이렇게 따로 지인들을 모아다가
피로연을 열면서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만들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아요.

신랑신부에게도, 하객들에게도 많은 추억을 안겨준
즐거운 일본 결혼식 체험이었습니다.